<北, UNDP자금 전용의혹 조기차단 시도>

(서울=연합뉴스) 황재훈 기자 = 북한이 25일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유엔개발계획(UNDP)의 대북지원자금 전용 의혹을 "황당한 모략", "미
국의 생트집"이라고 일축하고 나선 것은 이번 파문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언론이 지난 19일 관련 의혹을 첫 보도한 이후 당장 유엔이 UNDP를 포함한 유엔 기구의 대북 사업을 우선 감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UNDP의 대북 현금 지원도 3월부터 중단키로 결정한 상황에서 이를 방치할 경우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지원마저 상
당한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외무성 대변인이 북한에서의 유엔기구 협조 활동이 철저히 유엔 규정에 부합되고 투명성 있게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한 것도 이를 의식
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북한은 "유엔 협조 문제를 정치화하려는 기도에 대해 추호도 용납하지 않겠다"면서 향후 의혹이 다시 제기될 경우 좌시하지
않을 방침도 밝혔다.

또 "조건부적이거나 부당한 협조는 애당초 받지 않겠다"고 강조, 유엔이 이번 의혹을 계기로 '투명성' 등의 조건을 강화할 경우 아예
대북지원을 받지 않겠다는 강경 입장도 시사했다.

한편 북미 양측이 베를린회동을 통해 9.19 공동성명 초기 이행조치에 대한 상당한 공감대를 형성한 가운데 북측의 비난은 미국 내 강
경파에게 집중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북한이 이번 의혹을 방코델타아시아(BDA) 제재에 이은 미국 강경파들의 새로운 대북 공세의 일환으로 인식하고 있는 모습을 보
인 것은 눈길을 모았다.

이와 관련, 외무성 대변인은 "9.19 공동성명이 발표되자마자 일방적 대조선 금융제재를 발동해 6자회담을 교착 상태에 빠트렸던 미국
의 강경 보수파들이 이번에는 베를린 조미회담과 때를 같이해 불법자금 유용 의혹이라는 창안품을 고안해 냈다고 여러 나라 통신들이 평
하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치 않다"고 주장했다.

반면 북한은 유엔에 대한 직접적 비난이나 UNDP 의혹 제기 이후 감사를 지시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 대한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았
다.

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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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07/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