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철로를 이용한 물자 수송의 길이 열렸다는 사실입니다"
한국교통연구원 북한교통정보센터장 안병민(48) 박사는 9일 "남북 정상회
담을 통해 경협의 걸림돌이었던 고비용 물류 구조를 해결할 수 있는 기반
이 마련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박사는 "화물차량으로 개성공단에 물자를 수송할 경우 한번에
4.5t 밖에 수송할 수 없지만 열차를 이용하면 100배가 넘는 480t까지 가
능하다"며 "개성공단이 활성화되면 연간 물동량이 843만t에 이를 것이라
는 사실을 감안할 때 철도가 중요 수송 수단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
했다.

안 박사는 이어 "북한은 화물의 90％를 철로로 수송할 만큼 철도망은
산업 물자 운송의 핵심"이라며 "남북한 철도가 연결되지 않으면 남북 경
협의 효율성을 높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남북철도가 연결되면 남한은 대륙으로, 북한은 대양으로 진출
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며 "비료 등 남한의 유휴자원을 북한으로 보내
고 북한의 풍부한 지하자원을 남한으로 수송할 수 있어 산업 재배치도 가
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개성-평양 고속도로(162㎞)를 공동으로 이용하기로 한 선언
내용에 대해서는 "남북 경제협력이 Door-To-Door 서비스로 한단계 업그레
이드되는 계기"라고 밝혔다.

안 박사는 "북한의 고속도로는 군사작전용, 외국인 관광객 수송용, 혁
명전적지 방문용, 시외버스용 등으로 사용되고 있을 뿐 화물 수송용은 아
니다"라며 "그러나 철도와 고속도로.항만이 결합되면 효율적인 운송망 구
축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10.4 선언은 1차적으로는 남북경협 활성화를 위한, 나아가 동북
아 공동운송시장을 구축하기 위한 첫 걸음"이라며 "지금까지의 해상 운
송 일변도에서 벗어나 육송 운송망이 활로를 찾게 됐다"고 의의를 설명했
다.

안 박사는 "남북한 양측의 산업.인구가 밀집돼 있고 중국 단둥과 하얼
빈.만주 지방까지 연결될 수 있는 경의선 축을 우선 순위로 개발해야 한
다"며 "성공적인 투자 모델을 창출해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며 방향을
제시했다.

북한 교통문제 전문가인 안 박사는 1987년부터 한국교통연구원에서 일
하며 북한 철도와 관련된 20여권의 책을 펴냈고 2006년부터는 북한교통정
보센터장을 맡고 있다.

jesus7864@yna.co.kr
(끝)
<연합뉴스 2007/10/09>